▲ 사진 1. 우유와 마카롱을 같이 고르는 장면 — 이 둘을 합쳐 먹는 법에 붙은 이름이 '말먹'입니다 (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되었습니다)
이 글을 쓴 9월 12일, 네이버 검색창에 마카롱 말먹이라고 치면 '미니마카롱 말먹', '마카롱 말먹 세트' 같은 말이 자동완성으로 따라 붙습니다. 구글에 '말먹'만 치면 '말먹 뜻', '말먹 마카롱'과 함께 '말먹이'라는 전혀 다른 낱말까지 섞여 나오고요. 한 광고회사가 9월 1일 올린 이달의 밈 정리에도 '마카롱 말먹'이 한 항목으로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따라가 보면 조금 뜻밖의 자리가 나옵니다. '말먹'은 올해 생긴 말이 아니에요. 2018년 시리얼 광고 영상에 '날먹 vs 말먹'으로 이미 등장했고, 2022년에는 편의점이 '말먹쿠키'라는 이름으로 12종을 골라 팔았습니다. 올해 마카롱에 옮겨 붙은 건 대상이지, 말이 아닙니다. 이 글은 그 말이 무슨 뜻이고 어디서 왔는지, 왜 올해는 마카롱이었는지, 그리고 8월에 식품회사가 이 말을 제품 이름표로 다시 쓴 일까지를 국어사전 한 곳, 기사 다섯 건, 검색창 실측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말먹은 우유에 말아 먹기를 줄인 말이고, 사전에는 없는 말입니다. 2018년 8월 농심켈로그 영상이 '날먹(날로 먹기)'의 짝으로 이 말을 썼고, 2022년 3월 이마트24가 '말아먹는 쿠키'의 줄임말이라며 상품 묶음 이름으로 썼으며, 2026년 5월 투썸플레이스와 8월 오리온이 '우유말먹'을 소비자가 만든 레시피 또는 유행으로 부르며 제품을 냈습니다. 마카롱은 그 흐름의 2026년 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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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먹,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말아 먹기'를 두 글자로 줄인 말입니다. 시리얼이나 과자를 우유에 말아 먹는 것, 최근에는 마카롱을 우유에 담갔다가 먹는 것을 가리켜요. 짝이 되는 말이 '날먹'인데, 우유 없이 날로 먹는다는 뜻입니다. 두 말이 한 쌍으로 쓰인 자리가 2018년 광고 영상이고, 그 이야기는 다음 절에서 이어집니다.
사전에는 어떻게 실려 있을까요. 여기서 재미있는 게 하나 나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말아먹다'라는 표제어가 있긴 한데, 뜻풀이가 딱 하나예요. "재물 따위를 송두리째 날려 버리다." 집안 말아먹었다고 할 때의 그 뜻입니다. 밥을 국에 말아 먹는다는 뜻은 이 표제어에 없어요. 그건 '말다'와 '먹다' 두 낱말을 이어 쓰는 것이라 사전이 한 단어로 따로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말먹'은 사전에 없는 줄임말이고, 그 원말을 사전에서 찾으면 엉뚱하게 재산 날리는 뜻이 먼저 나오는 셈이에요.
검색창에서 섞이는 낱말도 하나 있습니다. '말먹이'. 표준국어대사전은 이걸 "말을 먹이는 꼴이나 곡식"이라고 풀고, 비슷한말로 마량·마료·마식을 달아 뒀어요. 구글에서 '말먹'을 치면 '말먹이 마크', '말먹이 주기'가 마카롱 옆에 나란히 뜨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검색 결과에 말 사료가 섞여 있어도 이상한 게 아니에요.
| 낱말 | 어디에 있나 | 뜻 |
|---|---|---|
| 말먹 | 사전에 없음 (줄임말) | 우유 등에 말아 먹기 · 짝은 '날먹' |
| 말아먹다 |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 | "재물 따위를 송두리째 날려 버리다" (이 뜻 하나) |
| 말먹이 |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 | "말을 먹이는 꼴이나 곡식" ≒마량·마료·마식 |
이 말은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기사로 확인되는 가장 이른 자리는 2018년입니다. 아시아경제 2018년 8월 14일 자 기사 제목이 "시리얼 '날먹'vs'말먹'?"이에요. 농심켈로그가 8월 9일 공개한 바이럴 영상을 다룬 기사인데, 본문이 이렇게 설명합니다. "시리얼을 우유 없이 날로 먹는 일명 ‘날먹’이 더 맛있는지, 우유에 말아 먹는 ‘말먹’이 더 맛있는지 갑론을박을 펼치며". 즉 8년 전에 이미 광고가 이 두 말을 시청자가 알아들을 줄임말로 쓰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대상은 시리얼이었고요.
다음 자리는 2022년 3월입니다. 이마트24가 주말 할인 행사를 알리면서 '말먹쿠키'라는 이름을 썼어요. 같은 아시아경제 기사(2022년 3월 4일)가 그 뜻을 이렇게 풀어 뒀습니다. "말먹쿠키는 '말아먹는 쿠키'의 줄임말로, SNS에서 우유에 말아 먹으면 맛있는 쿠키 등이 소개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레시피다." 그리고 '말먹쿠키'로 고른 12종 — 사브레, 버터링, 무지방우유홈런볼, 롯데샌드 등 — 을 서울우유 1리터와 묶어 반값에 팔았어요. 이때 대상은 쿠키였고, 편의점이 SNS 레시피를 상품 묶음으로 바꾼 것도 이미 이때였습니다.
2026년으로 오면 두 회사가 같은 말을 씁니다. 5월 27일 쿠키뉴스 기사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신제품 행사에서 "‘우유말먹’, ‘아박가토’ 등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레시피 사례를 소개했다"고 해요. 아이스박스 케이크에 "우유를 부어 시리얼처럼 먹거나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 아포가토처럼 즐기는 방식"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8월 18일에는 오리온이 신제품을 내며 "최근 SNS를 중심으로 과자를 우유에 말아 먹는 일명 '우유 말먹' 트렌드가 유행하는 가운데"라고 적었고요. 이 이야기는 4절에서 다시 봅니다.
| 시점 | 누가 | 대상 | 기사 속 표현 |
|---|---|---|---|
| 2018.8. | 농심켈로그 (영상) | 시리얼 | "우유에 말아 먹는 ‘말먹’" · 짝은 ‘날먹’ |
| 2022.3. | 이마트24 (행사) | 쿠키 12종 | "'말아먹는 쿠키'의 줄임말" |
| 2026.5. | 투썸플레이스 (신제품 행사) | 아이스박스 케이크 |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레시피" |
| 2026.8. | 오리온 (신제품) | 과자 → 그래놀라 | "일명 '우유 말먹' 트렌드" |
표를 보면 말은 그대로인데 대상만 시리얼, 쿠키, 케이크, 과자로 옮겨 다닙니다. 마카롱은 이 표에 아직 없어요. 기사 제목에 '마카롱 말먹'이 들어간 기사를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는 찾지 못했습니다. 마카롱 쪽은 기사보다 후기와 짧은 영상이 앞서 간 경우예요.
왜 올해는 마카롱이었을까요?
기사가 없으니 이 절은 관측한 것만 적겠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마카롱 말먹'을 최신순으로 찾으면 후기 글이 수십 건 나오고, 날짜는 2025년 말부터 2026년 여름까지 이어집니다(표본). 글 제목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건 대형마트에서 파는 냉동 마카롱과 미니 마카롱이에요. 낱개 마카롱보다 여러 개를 한 번에 담가 볼 수 있는 형태가 후기 제목에 자주 보인다는 것까지가 이 글이 확인한 범위입니다(관측).
왜 하필 우유냐는 물음에는 9월 1일 광고회사 HSAD 의 밈 정리가 이렇게 답을 적어 뒀습니다. "달달한 마카롱을 고소한 우유의 맛으로 중화를 시켜주며" — 그리고 얼음을 넣어 소리를 키우거나, 우유 대신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말아 먹는 변형도 있다고요. 이건 그 회사의 설명이고, 맛에 관한 판단은 드시는 분마다 다를 겁니다. 다만 2018년 켈로그 영상이 '말먹'의 장점을 "겉은 촉촉하고 속은 달콤하게"라고 표현한 것과 결이 같다는 점은 짚어 둘 만해요(판단). 바삭한 것을 액체에 담가 식감을 바꾸는 즐거움은 시리얼 때나 마카롱 때나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이 글이 마카롱 말먹을 유행이라고 부르는 근거는 9월 12일 자동완성 실측, 블로그 후기 표본, 광고회사의 9월 밈 정리 세 가지예요. 마카롱이 얼마나 더 팔렸는지 같은 판매 수치는 이 글에 없습니다. 오리온과 투썸플레이스 기사에도 '우유 말먹'이 유행이라는 회사 측 설명만 있고, 마카롱 판매량은 나오지 않아요.
밈이 제품 이름표가 됐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8월 18일 오리온이 낸 신제품 이름이 '마켓오네이처 오!그래놀라 미쯔 스모어'입니다. 스타뉴스가 옮긴 회사 설명은 이래요. "최근 SNS를 중심으로 과자를 우유에 말아 먹는 일명 '우유 말먹' 트렌드가 유행하는 가운데 우유 말먹 대표 간식 '미쯔'를 그래놀라로 변신시킨 신제품". 회사 관계자 말도 붙어 있습니다. "'우유 말먹 간식'으로 사랑받아온 미쯔에 마시멜로를 더해, 우유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는 트렌디한 그래놀라로 진화시켰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미쯔는 1995년에 나온 과자이고, 오!그래놀라 브랜드는 2018년에 시작됐어요. 31년 된 과자를 우유에 말아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회사가 보고, 아예 우유에 말아 먹는 제형으로 바꿔 낸 것입니다.
이걸 '밈이 상품이 됐다'고 부르면 새로운 일처럼 들리는데, 2절의 표가 보여주듯 편의점은 2022년에 이미 같은 일을 했어요. SNS 레시피를 보고 쿠키 12종을 골라 '말먹쿠키'라고 이름 붙여 우유와 묶어 판 것이니까요. 투썸플레이스 쪽 설명도 같은 방향입니다. 쿠키뉴스가 옮긴 관계자 말은 "화제가 된 레시피가 단순 밈이나 유행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실제 제품 트렌드로 이어지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예요. 그러니까 새로운 건 '밈이 상품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회사가 밈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는 점입니다. 2022년에는 '말먹쿠키'라는 묶음 이름이었고, 2026년에는 보도자료 첫 문장에 '우유 말먹 트렌드'가 들어갑니다(판단).
정리하면 마카롱 말먹은 세 겹으로 읽을 수 있어요. 말은 2018년 것, 편의점 상품화는 2022년 것, 마카롱이라는 대상과 회사가 밈의 이름을 정면에 내거는 방식이 2026년 것. 검색창에 '마카롱 말먹'을 치는 사람은 마지막 겹만 보지만, 그 밑에 앞의 두 겹이 깔려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말먹은 우유에 말아 먹기의 줄임말이고 사전에는 없는 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말아먹다'는 재물을 날린다는 뜻 하나뿐이고, '말먹이'는 말 사료라서 검색 결과에 섞여 나옵니다. 이 말은 2018년 8월 농심켈로그 영상에 '날먹'의 짝으로 등장했고, 2022년 3월 이마트24가 '말아먹는 쿠키'의 줄임말이라며 12종을 묶어 팔았으며, 2026년에는 투썸플레이스(5월)와 오리온(8월)이 '우유 말먹'을 소비자 레시피 또는 유행으로 부르며 제품을 냈습니다. 마카롱은 기사보다 후기가 먼저 간 2026년의 대상이고, 이 글에 마카롱 판매 수치는 없습니다. 검색창에서 '말먹'을 칠 때 말 먹이가 함께 나오는 건 오타가 아니라는 것만 기억해 두시면 되겠네요.
출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말아먹다」·「말먹이」 항목 · 아시아경제 「시리얼 '날먹'vs'말먹'? 농심켈로그, 유민상·김민경 등장 바이럴 영상 공개」(2018.8.14.) · 아시아경제 「이마트24, 주말 '냉삼'·'말먹쿠키' 반값 할인」(2022.3.4.) · 쿠키뉴스 「‘우유말먹’ 이은 ‘아박가토’…‘아박 유니버스’ 키우는 투썸플레이스」(2026.5.27.) · 스타뉴스 「오리온, 우유말먹 간식 '오!그래놀라 미쯔 스모어' 선봬」(2026.8.18.) · CBS노컷뉴스 「오리온 인기과자 31살 '미쯔', 그래놀라 시리얼로 '재탄생'」(2026.8.20.) · 세계일보 「“익숙한 맛도 새롭게”…장맛부터 ‘우유 말먹’·저당 스무디까지 신제품 봇물」(2026.8.22.) · HSAD 공식 블로그 「[월간 2026밈] 09월 편」(2026.9.1.) · 구글·네이버 자동완성 직접 확인(2026.9.12.). (기사 속 회사 설명은 각 회사의 표현이며, 제품 구성과 판매 조건은 바뀔 수 있습니다)
💡 S.M.S Vibe's Trend Insight
줄임말 하나가 8년을 살아남은 이유는 대상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일 겁니다. 시리얼이 지겨워지면 쿠키가 오고, 쿠키 다음에 케이크와 마카롱이 왔어요. 말은 그대로 두고 담글 것만 바꾸면 되니 유행이 끝나도 말은 안 죽습니다. 그러니 다음에 '○○ 말먹'이라는 말이 뜨면, 새 유행인지 묻기 전에 무엇을 담갔는지부터 보시면 됩니다. 말은 이미 아는 말이니까요. (판단)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의 구매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사에 인용된 회사 측 설명은 각 회사의 표현이며, 제품 구성·판매 여부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내용은 원문과 판매처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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