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1. 왼쪽은 원래 알던 사이, 오른쪽은 오늘 처음 만난 사이. 같은 방에서 각자 2초를 찍습니다. (본 이미지는 AI로 생성되었습니다)
친구가 초대 링크를 하나 보냅니다. 눌러 보면 방이 열리고, 정해진 시각이 되면 알림이 옵니다. 지금 뭐 하는지 2초만 찍어서 올리라고요.
여기까지는 친구들끼리 하는 놀이입니다. 그런데 요즘 그 방에 처음 보는 사람이 다섯 명 앉아 있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적겠습니다. 셋로그는 친구 몇 명이 하루를 나눠 찍는 앱인데, 그 방 구조가 그대로 소개팅 자리로 옮겨 갔습니다. 5대5로 사흘, 하루 일곱 번. 마지막 날에 고릅니다. 대학 축제 프로그램으로도 들어갔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모집 글이 올라와요. 앱이 그런 기능을 만든 게 아닙니다. 쓰는 사람들이 방을 그렇게 쓴 겁니다.
니가 좋아 원곡을 찾고 계신가요? 원곡은 없습니다
셋로그 방, 뭐길래 다들 초대할까요?
공개 피드가 없습니다. 팔로워도 없고요.
셋로그는 초대 링크로만 들어가는 비공개 방 안에서만 돌아갑니다. 정해진 시각에 알림이 오면 2초 남짓 찍어 올리고, 하루가 지나면 방 사람들 조각이 분할 화면으로 이어 붙어서 하루치 브이로그가 돼요. 편집할 게 따로 없습니다.
한 방에 몇 명까지 들어가는지는 여기 적지 않겠습니다. 계속 바뀌고 있거든요. 처음엔 아주 작은 방이었는데 업데이트를 거치며 늘었고, 지금도 늘어나는 중입니다. 기사마다 인원이 다르게 적힌 것도 누가 틀려서가 아니라 쓴 시점이 달라서예요.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의 소개 이미지에도 인원이 적혀 있는데, 이 이미지는 앱이 업데이트돼도 같이 바뀌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용자 리뷰에는 소개 화면보다 많은 인원을 말하는 글이 올라와 있어요. 정확한 값이 필요하시면 앱을 열어 직접 보시는 게 가장 빠릅니다.
바뀌는 건 인원만이 아닙니다. 원래 셋로그는 한 시간에 한 번만 올릴 수 있었어요. 그게 규칙이자 이 앱의 성격이었는데 업데이트로 풀렸습니다. 애플 앱스토어 이용자 리뷰 400건을 훑어보니 이 얘기가 계속 나옵니다. 초기 셋로그로 돌아와 달라, 한 시간에 하나라는 게 트레이드마크였다, 알림이 너무 자주 온다.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재밌는 부분입니다. 앱은 계속 흔들리는데 사람들이 쓰는 방식은 오히려 굳어졌어요. 규칙이 풀려도 다들 여전히 방을 파고, 초대하고, 정해진 시간에 찍습니다. 붙잡고 있는 게 앱의 기능이 아니라 방이라는 구조라는 뜻이죠.
어디서 시작돼서 여기까지 왔을까요?
앱 자체는 작년 말에 나왔습니다. 만든 곳은 뉴챗이라는 회사고, 앱스토어 순위만 보면 대기업 같은데 공식 문서에 적힌 일하는 자리는 뉴욕과 서울 두 곳뿐이에요. 아이폰에 먼저 올라간 게 2025년 12월 24일, 안드로이드는 넉 달 뒤인 2026년 4월 23일입니다. (구글 플레이 화면에는 4월 22일로 보이는데, 페이지 안에 든 실제 시각을 한국 시간으로 바꾸면 23일 아침이에요.)
그럼 소개팅은 언제부터였을까요. 언론에 잡힌 건 올해 5월입니다. 한국경제가 5월 23일에 2초 소개팅 열풍으로 다뤘고, 6월 7일 중앙일보 기사에서는 아예 3일팅이라는 이름이 붙어 나옵니다.
순서를 놓고 보면 이렇습니다. 안드로이드가 열린 게 4월 말, 사람이 왕창 들어오고 한 달쯤 지나서 이 놀이가 기사에 잡혔어요. 방에 넣을 친구가 충분히 많아진 다음에야 남는 자리를 낯선 사람에게 내주는 발상이 나온 셈입니다. 물론 이건 시점을 늘어놓고 읽은 것이지,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까지 확인한 건 아닙니다.
왜 2초짜리로 서로를 보게 됐을까요?
먼저 누가 쓰는지부터. 와이즈앱·리테일 조사에서 2026년 5월 월간 이용자가 778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쓰는 사람 넷 중 셋이 여성이고(76.2%), 20대가 45.1%로 가장 많아요. 10대 이하까지 합치면 열에 일곱입니다. 표본으로 추정한 값이라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요.
이 숫자가 앱 성격을 거의 다 말해 줍니다. 잘 나온 사진을 모르는 사람들한테 보여 주는 자리가 아니라, 아는 사람 몇에게 지금 이 순간을 보내는 자리거든요. 보정할 시간도 없습니다. 2초는 꾸미기엔 너무 짧아요.
그런데 그 짧음이 소개팅에서는 오히려 무기가 됩니다. 프로필 사진은 고를 수 있지만 화요일 오후 3시는 못 고릅니다. 그 시간에 뭘 하고 있었는지가 알림 한 번에 그대로 찍히거든요.
전문가 얘기는 갈립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가 외적 조건보다 취향과 생활방식이 비슷한 상대를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상대의 일상을 미리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만남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봤습니다. 반대편도 있어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거절이나 관계 정리의 부담이 줄어든 대신 아니면 말고 식의 가벼운 관계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을 짚었습니다.
지금 어떤 방들이 돌아가고 있을까요?
방은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지 않습니다. 크게 셋으로 갈려요.
| 방의 갈래 | 누구와 | 무엇을 하는 자리인가 |
|---|---|---|
| 친구 방 | 이미 아는 사이 | 가장 흔한 형태. 하루치가 쌓여 브이로그가 됩니다 |
| 소개팅 방 | 모르는 사이 5대5 | 사흘간 하루 7회 이상 올리고, 마지막 날에 고릅니다 |
| 둘만의 방 | 연인·가족 | 방 이름을 짓는 검색이 유독 많은 갈래입니다 |
두 번째 칸이 셋로그 소개팅, 또는 3일팅이라고 불리는 방식입니다. 초대 코드로 5대5 방에 모여서 사흘 동안 각자의 하루를 올려요. 카페에 마주 앉는 대신, 상대가 몇 시에 일어나는지 점심은 어디서 먹는지를 먼저 봅니다. 마지막 날에 마음에 드는 상대를 사회자에게 전하고, 서로 맞으면 연락처를 주고받고요.
주최는 회사가 아니라 개인입니다. 대학 축제 프로그램으로 열린 적도 있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모집 글이 올라오기도 해요. 참가자 쪽 얘기로는 생활 패턴이 비슷한 사람을 미리 걸러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다만 남성 참가자를 채우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말도 같이 나와요. 앞에서 본 여성 76.2%랑 같은 곳을 가리키는 얘깁니다.
재밌는 건 이게 셋로그의 기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앱에 소개팅 기능은 없어요. 그냥 방을 하나 파고 빈자리를 낯선 사람으로 채운 것뿐입니다. 친구 방이랑 구조가 똑같아요. 안에 누가 들어가느냐만 다릅니다.
세 번째 칸도 조용히 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검색창에 방 여러 개, 방 이름 추천, 방 제한을 쳐요. 방 하나면 충분하지 않나 싶은데, 실제로는 여러 개를 팝니다. 계정 하나로 방을 나눠 굴리면서 어느 방에 누구를 넣을지를 따로 관리한다는 얘기죠. 자리가 정해져 있으면 고르는 일이 생깁니다.
나오는 것도 방 단위입니다. 앱을 지우는 게 아니라 그 방만 나가거나 지우면 돼요. 검색어에 방 나가기랑 방 삭제가 나란히 올라와 있는 이유입니다. 관계가 방 단위로 열리고 방 단위로 닫힙니다.
그래서 방 이름이 은근히 중요해져요. 단톡방 이름 짓는 거랑 비슷한데 이쪽이 조금 더 셉니다. 단톡방은 이름이 없어도 굴러가지만, 여기선 방이 곧 그 관계의 이름이거든요.
새 소개팅 앱이 나온 게 아닙니다. 친구들끼리 하루를 나눠 찍던 방에 빈자리 다섯을 낯선 사람에게 내준 것뿐이에요. 기능은 그대로고 안에 앉은 사람만 바뀌었습니다. 요즘 유행이 이런 모양으로 옵니다. 회사가 만들어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들이 있는 걸 비틀어서요. 셋로그 방에서 다음에 뭐가 나올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것도 방 하나로 시작할 겁니다.
출처: 애플 앱스토어·구글 플레이 셋로그 소개 페이지(2026년 8월 22일 확인), 셋로그 공식 사이트(setlog.kr), 와이즈앱·리테일 2026년 6월 4일 보도자료, 한국경제 2026년 5월 23일·중앙일보 2026년 6월 7일 보도. (스토어 표기와 이용자 수 추정치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 S.M.S Vibe's Trend Insight
이 유행의 조건은 방이 작다는 겁니다. 팔로워가 무제한이면 그냥 아무나 던져 넣으면 되는데, 자리가 정해져 있으면 고르게 돼요. 인스타그램이 나를 몇 명이 보는지의 게임이었다면, 셋로그는 내 하루를 누구에게까지 열어 둘지의 게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방을 여러 개 파고, 이름을 붙이고, 어떤 방에는 낯선 사람도 들이는 거고요. 재밌는 건 정원이 몇으로 바뀌든 이 성질은 안 바뀐다는 점입니다. 회사가 자리를 늘려 줘도 사람들은 여전히 방을 나눠 씁니다. 여기까지는 저희 해석이고, 회사가 그렇게 설명한 건 아닙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앱의 설치나 이용을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앱의 기능과 정원, 이용 기준은 업데이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용 전 각 스토어의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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